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TIL+TIR

[TIR] 오랜 프로그래머로부터의 조언

by kicksky 2022. 6. 10.

웹 서핑하다가 우연히 "오랜 프로그래머로부터의 조언"이라는 발췌 글을 발견했다. 글을 쓴 Zed Shaw는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개발자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비장(!)하지 않게 진심이 전해지는 메세지를 전달한다는 인상을 받았다. 몇 군데 밑줄을 그었다.

 

"

제가 이 과정에서 깨달은 것은, 언어는 전혀 상관이 없고, 언어를 가지고 뭘 하느냐가 상관이 있다는 사실입니다. 사실 그걸 모르는 건 아니었지만 언어에 정신이 팔려서 매번 잊고 있었죠. 이제 저는 더 이상 그 사실을 잊지 않고, 여러분 또한 잊으면 안 됩니다.

당신이 어떤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고 쓰는지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. 프로그래밍 언어를 둘러싼 종교들에 빠지지 말고, 언어의 참 목적은 재밌는 일을 하는 도구라는 점을 잊지 마세요.

지적 활동으로서 프로그래밍은 상호 작용이 가능한 예술의 유일한 형태입니다. 당신이 프로젝트를 만들고 다른 사람이 그 프로젝트를 가지고 놀면, 당신은 그 사람에게 간접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. 다른 예술 형태는 이 정도로 상호 작용이 가능하지 않지요. 영화는 관중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하고, 그림은 움직이지 않는데 코드는 둘 다 가능합니다.

(...)

마지막으로, 저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걸 배우는 게 여러분을 바꾼다고 말하고 싶습니다. 나빠지거나 좋아지는 게 아니라, 그냥 다른 사람으로요. (...)

"

 

잘하는 개발자가 되려는 노력을 기울이기 전에 우선 왜 잘하려는지 부터 생각해야한다는 말로 들린다. 무엇을 할지, 어떤 재밌는 일을 할지에 대한 고민. 항상 갖고 있던 생각이긴 하지만 사실 정말 진지하고 깊게 이런 고민을 하는 건 아니라 의식적으로 그런 것들을 찾아 나서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다.

그리고 저 "상호 작용이 가능한 예술의 유일한 형태"라는 말도 얼핏 너무 낭만적인 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이 글을 쓴 사람은 정말 진실로 저렇게 생각하고 실제로 그런 경험을 했을 것 같아서 오히려 다시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된다. 그렇다면 나는 어떤 방식으로, 어떤 일들을 통해 예술에 동참할 수 있을지? 요즘 특히 더 무언가와,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는데 프로그래밍으로 이 답답함을 풀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생긴다.

마지막 말, 무언가가 나를 바꾼다는 말보다 확실하게 걸어볼만한 것이 있을까. 어떻게든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있을까. 다들 조금이라도 어제와 달라진 것들을 보고 싶어서 오늘을 살고 내일을 기대하는 것 아니던가. 

 

사실 요즘 일을 하면서 그렇게 큰 활력이 생기진 않던 차라 이 글이 더 재미있게 느껴진 것 같다. 직장에서 개발 업무를 하는 '나'에서 빠져나와 좀 다른 관점으로 보니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. 재미와 기대.

 

 


https://j.mearie.org/post/6038530297/advice-from-an-old-programmer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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